본문 바로가기

영화입시

영화 입시 칼럼 - 10. 갈등, 서스펜스의 중요성과 유발법

영화의 중반부에서는 항상 의욕 충만으로 시작했지만, 계속 새로운 사건을 만들어내고, 또 주인공이 그것들에 어떻게 반응 할지를 고민하며 이야기를 발전시켜 나간다는게 쉽지 않다.

 

그냥 내키는 대로 아무 내용이나 쓸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중반부가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고 이야기가 생뚱맞게 전개되거나, 무언가를 막 뛰어넘거나 하면 영화는 종착지에 도달하기 전에 고꾸라져버릴 것이다.

 

중반부 시작 즈음부터 관객은 본격적으로 주인공을 포함한 주요 인물들이 자신 앞에 놓인 문제를 어떻게 헤쳐 나가는가를 집중해 지켜본다. 그러면서 그들은 즐겁길 원하고, 때론 나자빠질 정도로 놀라길 원한다. 그런데 만약 중반부의 전개가 앞서 드라마적으로 제기된 문제와 따로 놀거나 너무 어수선하면 관객은 곧 흥미를 잃고 딴생각에 빠지게 될 것이다.

 

“이 재미없는 영화, 언제 끝나지?” “오늘 저녁은 뭘 먹을까?관객이 이런 생각을 하는 순간, 이미 영화의 운명은 패망으로 결론이 난 것이다. 관객은 전혀 인내심이 없다. 그렇다면 이처럼 까다로운 관객의 관심을 어떻게 계속 영화에 묶어둘 수 있을까?

 

뛰어난 작가는 영화 중반부 다양한 영화적 도구들을 능수능란하게 활용, 관객이 절대 한눈 팔지 못하도록 만든다. 그들은 어떤 수를 써서라도 무조건 영화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이를 서스펜스라고 한다.

 

서스펜스를 유발시키는 방법

1. 안타고니스트를 활용하라

전반부가 마무리되면 주인공의 목표가 명확해지고, 그는 당연히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인다. 이럴 경우 필연코 어떤 장애물이 그를 막아선다. 이런 장애물 중 으뜸이 바로 ‘안타고니스트’다. 안타고니스트의 주된 역할은 주인공과 대립하거나 갈등을 빚는 일이 다. 안타고니스트는 하나일 수도, 아니면 여럿일 수도 있다. 어째든 그는, 또는 그들은 무슨 연유이든지 주인공의 목표 달성에 방해꾼으로 작용해야 한다. 안타고니스트가 강하면 강할 수록 영화의 긴장과 서스펜스도 따라서 강해진다. 절대 이길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안타고니스트와 운명적으로 맞서는 주인공의 처지는 비장감을 자아낸다. 물론 주인공의 내면적, 정신적 고통이 안타고니스트 대체물로 쓰일 수 있다.

주인공이 참전 후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으로, 또는 ‘신내림’으로 고통당할 수 있다. 때론 엄청난 자연의 힘이나 재앙이 주인공을 파멸의 위험으로 몰고 가기도 한다. 폭풍우 속, 뗏목 하나에 의지한 채 거대한 파도에 맞서며 오로지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주인공을 상상 해 보라. 아니면 산사태로 눈 속에 고립된 주인공을 떠올려 보라.

 

이럴 경우엔 주인공이 맞서는 자연환경이 안타고니스트의 역할을 대신한다. 이처럼 주인공이 어떤 다른 악조건과 맞서며 고통받는 방식으로 스토리가 전개될 수 있다. 하지만 강력한 반대편 인물이 존재할 때 스토리가 명확해지고, 강렬해진다.

 

왜냐하면 안타고니스트가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주인공과 맞서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2. 주인공의 동지를 활용하라

동지는 꼭 주인공의 베스트프렌드가 아니어도 괜찮다.

누구여도 상관없으나 주로 주인공의 가까운 벗이거나 가족, 연인, 선후배, 사제지간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다.

 

어쨌든 이 인물 앞에서 주 인공은 결코 다른 데서 드러내지 않을 자신의 가감 없는 모습을 드러낸다. 바늘 하나 안 들어갈듯 강직한 주인공이 동지 앞에서는 눈물을 흘린다. 어디 가서 절대 말하지 않을 진실을 말하기도 한다. 왜냐? 믿음과 진심이 있기 때문이다.

 

동지는 주인공으로 하여금 자신의 약점 과 두려움 등을 스스럼없이 드러내게 하는 힘을 갖고 있다.

인물에게 약점 혹은 결핍, 상처, 진실을 드러낼 수 있는 인물은 또 다른 갈등을 유발 할 수 있는 역할을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3. 사건 유발자 캐틱터를 명확하게 설정하라

주인공의 운명을 바꿔놓는 원인 제공자이다.

그로 인해 발생한 문제 때문에 주인공은 어떤 힘 겨운 마찰과 대립의 상황으로 내몰리게 된다.

 

결국 주인공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기 시작하고, 이후 그가 취하는 모든 선택은 플롯 생성의 도구가 된다.

당연히 주인공을 설정함과 동시에 사건유발자도 설정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은 하나의 원인과 결과로 상응될 수 있어야 한다.

 

결론

서스펜스는 관객으로 하여금 사건의 결과가 어떻게 될까 숨죽이며 기대케 만드는 가장 강력한 도구이다.

그들은 특별한 기대감을 갖고 주인공이 자신 앞에 놓인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며, 방해꾼들과 맞서나가는지를 지켜본다.

 

그러기 위해 작가는 계속 관객들로 하여금 다음과같이 고민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내 주인공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의 궁극적 운명은 어떻게 되는 걸까?” 이런 궁금증이 서스펜스를 유발한다.

관객은 너무도 궁금했던 사실에 관해 놀랄만한 방식으로 해답을 얻는 순간 경탄해 마지않는다.

 

가끔 관객이 알고 있는 중요한 정보를 주인공이 알지 못한 채 헤맬 때 관객은 안타까움에 발을 동동 구른다.

예를 들어 한 남자 주인공이 어느 여성을 지고지순하게 사랑한다 치자! 그런데 관객은 그녀가 주인공의 친구와 놀아나는 바람둥이임을 안다. 관객은 언제 주인공이 그 사실을 알게 될까, 알게 되면 어떻게 반응할까 등을 생각 하며 계속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이처럼 관객이 아는 사실을 주인공이 모르는 것만 으로도 충분히 긴장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과거 사대부집 며느리가 불씨를 꺼트리면 큰 일 난다는 얘길 다 알 것이다. 물론 이건 당연히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악습이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절대 서스펜스의 불씨를 꺼뜨리면 안 된다. 그건 죄악이다.

 

서스펜스의 불씨는 무조건 계속 불타올라야만 한다.

그렇기에 작가는 다음과 같은 도구들을 활용, 계속 해서 관객을 서스펜스의 감옥으로부터 탈출치 못하도록 잡아두어야 한다.